Nikon Z 9을 시작으로 8K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Mirrorless Camera를 Nikon社가 발매하기 시작했다. Nikon社의 아쉬운 부분은 다른 카메라 제조사들에 비해 비슷한 제품을 다소 늦게 출시한다는 것인데, Nikon社의 카메라와 렌즈를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좀 더 미래를 빨리 내다보고, 시장을 선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Nikon Z 9은 8K Mirrorless Camera 최초로 8K 60p를 지원하면서 카메라 내에서 12bit RAW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최초의 카메라가 되었다.

다음 사진 중에서 좌측이 Nikon Z 8을 테스트하는 최근 필자의 모습이고, 우측은 Nikon D800을 테스트하던 당시의 필자 모습이다. 이때가 대략 2012년경이니까 벌써 1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당시의 Review 글을 보면서 ‘참 열심히 테스트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더 젊었기도 했으나 확실히 열정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새삼 그 당시의 필자가 그리워졌다.

현재는 Nikon D800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지만, 필자가 가장 좋아했던 카메라 중에 하나였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카메라이고, 거의 마지막 Review를 했던 Nikon 카메라였다.

이번에 새로운 Nikon Z 8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도와준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직원분들께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며, 충분한 대여기간이 주어졌음에도 회사를 다니다 보니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Review 글을 너무 늦게 쓰게 되어 죄송한 마음도 함께 든다.


카메라 크기
카메라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크기와 무게여서 Nikon Z 9의 사양은 나무랄 데 없어 탐이 났지만, ‘저 무게를 과연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 앞에서는 정말 어쩔 수 없었다. 혼자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여러가지 장비들을 들고 다니면서 동영상 촬영을 하는 촬영감독이라면 아무리 화질을 우선한다고 해도 카메라의 무게는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Nikon Z 9이 Z 8과 비교해서 여러가지로 상위 기종이지만, 필자에게는 Nikon Z 8이 더 탐나는 카메라임은 분명했다. 특히, 필자의 Nikon D800과 거의 비슷한 Nikon D850보다 더 가볍고, 652g의 Sony α1에 비해서 Nikon Z 8이 약 820g으로 조금 더 무겁지만, 직접 들고 촬영해보니 괜찮았다. 가격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가격대이고, Nikon Z 8이 Sony α1보다 좀 더 빨리 출시되었다면, 사양도 좀 더 좋기 때문에, Nikon Z 8을 구매했을 것이다.

Nikon Z 8은 얼마 전, 유럽 사진 전문지 등으로 구성된 EISA(Expert Imaging and Sound Association)가 주최하는 ‘EISA 어워드 2023-2024’에서 ‘CAMERA OF THE YEAR’를 수상했다. 같은 상을 작년에는 Nikon Z 9이 수상했었고, 2년 연속으로 Nikon 카메라가 수상했다.

Nikon Z 8은 유효 화소수 4571만 화소로 Nikon Z 9과 동일한 적층형 CMOS 센서를 탑재했다. 기계식 셔터를 탑재하지 않아 언제나 저소음으로 촬영이 가능하고, 셔터의 마모를 신경 쓰지 않고 촬영을 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의 대부분은 사진 촬영 위주로 테스트했고, 동영상 촬영은 삼각대 없이 거의 카메라만 들고 다니면서 촬영했다.

Nikon Z 8은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되어 움직이는 사물을 촬영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촬영하는 경우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영상 촬영에서도 Nikon Z 8의 손떨림 보정은 큰 도움이 되었는데, 삼각대가 필요 없는 촬영이라면 과감하게 카메라만 들고 촬영해도 될 것 같다.

메모리 카드는 SD 카드와 CFexpress/XQD 슬롯 2가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사진은 SD 카드로 동영상은 CFexpress Type B를 사용해서 촬영했다. 예전에 Sony 카메라를 테스트할 때도 언급했지만, 역시 여러가지 메모리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무래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서 더 좋다. Sony社는 CFexpress Type A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Sony 카메라 이외에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가 없다는 점과 그러다 보니 아직까지 메모리 카드의 가격이 CFexpress Type B에 비해 비싸고 용량도 한계가 있으며, 속도도 CFexpress Type B에 비해서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항상 테스트했던 타임랩스를 이번에는 여유가 없어서 하지 못했지만, Nikon Z 8은 8K UHD HLG 타임랩스 동영상을 카메라 내에서 만들 수 있으며, 인터벌 타이머로 촬영한 RAW 파일을 이용하여 고화질 타임랩스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8K 타임랩스 동영상을 HLG로 바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카메라의 특별하고 활용도가 높은 기능이기도 한데, Sony 카메라는 현재 S&Q 기능을 사용한 4K HLG 촬영만 가능하고, Canon 카메라는 8K 타임랩스 촬영이 가능하지만, HLG로 촬영은 불가능해서 사진으로 인터벌 촬영을 한 후에 후반에서 HDR 작업을 해야 해서 조금은 불편한 부분이 있다.


AF 피사체 검출 기능
지금까지는 인물과 동물을 주 피사체로 설정할 수 있었는데, Nikon Z 8은 탈 것과 비행기까지 구분해서 AF 피사체로 설정할 수 있다. 사실 동물을 구분하는 것도 신기했는데, 기계도 자동으로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4축 틸트 LCD 모니터
LCD 모니터의 자유도는 가로 촬영은 물론 세로 촬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


Nikon Z 8의 LCD 모니터가 가진 또 다른 특징은 어두운 장소에서의 촬영을 지원하는 다채로운 기능들이다. 야간 촬영이나 어두운 환경에서의 촬영에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카메라 설정 및 이미지 재생에 필요한 버튼은 보조광으로 볼 수 있게 했고, ‘웜 디스플레이 컬러’라는 기능은 어둠에 익숙해진 촬영자에게 메뉴 화면이나 촬영, 재생 화면을 보기 쉬운 밝기의 적색으로 표시해준다.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하는 경우에 큰 도움이 되는 기능들이다.

색감
Nikon Z 8의 Picture Control System은 자동, 표준, 자연스럽게, 선명하게, 모노크롬, 인물, 풍경, 단조롭게, Creative Picture Control(꿈, 아침, 팝, 일요일, 엄숙, 드라마틱, 고요, 탈색, 우울, 순수, 데님, 토이, 세피아, 청색, 적색, 핑크, 차콜, 그래파이트, 바이너리, 목탄) 등이 있다. 선택한 Picture Control은 각기 조정이 가능하고, 사용자 설정 Picture Control에 등록도 가능해 본인만의 색상을 JPEG로 촬영이 가능하다. 물론, RAW로 촬영한다면 후반에서 색을 조절해도 되겠지만, 바로 사용할 경우에도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번 촬영에서는 예전 Nikon D800의 색감을 만들기 위해 ‘선명하게’로 설정한 후에 여러 설정 값을 조절해서 사용했다.

렌즈
이번에 테스트에서 사용한 렌즈는 NIKKOR Z 24-70mm f/2.8 S와 NIKKOR Z 50mm f/1.2 S였다. NIKKOR Z 24-70mm f/2.8 S는 약 805g, NIKKOR Z 50mm f/1.2 S는 약 1090g으로, 본체 무게 약 820g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는 렌즈들이다. NIKKOR Z 50mm f/1.2 S의 무게는 단렌즈 중에서는 너무 무거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촬영 후에 결과물을 보면서 그 해상도와 정밀한 표현력에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좌측이 NIKKOR Z 50mm f/1.2 S로 촬영한 원본 사진이고, 우측은 확대해서 크롭한 사진이다.

NIKKOR Z 24-70mm f/2.8 S는 약 900의 Canon RF 24-70mm F2.8 L IS USM 렌즈보다 조금 가벼운 편이지만, 약 695g의 Sony FE 24-70mm F2.8 GM II 렌즈는 약 695g으로, 100g 이상 무겁다.

Nikon Z 8의 고해상도 Zoom 기능은 4K UHD나 Full HD 동영상을 촬영할 경우, 단초점 렌즈를 사용하더라도 버튼 하나로 최대 2배로 Zoom In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일반적인 Digital Zoom과는 달리, 최대 8K의 해상도를 실시간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Zoom In을 했을 때에도 높은 해상력을 유지해준다. Zoom 속도는 3가지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아래와 같은 Remote Grip(MC-N10)을 사용한다면, 좀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Zoom 컨트롤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8K HLG 30p로 촬영했기 때문에, 따로 Zoom을 사용해서 촬영하지는 않았다. 분명히 이번 Review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많고, 경험해보지 못한 기능들도 많았기에 꼭 다시 테스트할 수 있으면 좋겠다.

Nikon Z 8은 분명히 갖고 싶은 카메라다. 뛰어난 카메라 성능에 Z 마운트용 어댑터를 사용해서 올드 렌즈들을 장착해 촬영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여러가지 욕심이 나지만, 일단 다음을 한 번 더 기대하면서 이번 Review는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장비 지원 및 자료 참조: 니콘이미징코리아(nikon-imag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