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ibrite社의 ColorChecker 3-Step Grayscale Card
중간 값을 찾아라!
카메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들을 나열하라고 한다면, 구도(Composition), 초점(Focus), 노출(Exposure), 화이트밸런스/색온도(White Balance or Color Temperature), 톤(Tone Reproduction or Gamma), 색 재현성(Color Reproduction) 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적절한 노출과 화이트밸런스를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 Gray Card다. Gray Card는 촬영 전에 카메라를 설정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촬영한 이후에 사진이나 영상을 보정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시중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Gray Card가 판매되고 있는데, 필자는 보통 단색보다는 3단계 이상의 반사율을 가진 제품을 추천한다. 그리고 그 중 한 단계는 백색 대비 대략 20% 정도의 반사율을 갖는 것이 좋다. 흔히 말하는 ‘18% Gray’ 대신에 외우기 좋게 단순화하여 20%라고 말한 것이다. 위 그림의 3단계 Grayscale Card가 좋은 예다. 위쪽에는 백색, 아래쪽에는 흑색, 그리고 중간에는 당연히 중간 밝기의 회색을 넣어야 하는데(반사율 혹은 밝기 레벨 상으로), 중간 값이 50% Gray가 아닌 18% Gray가 들어갔다.
시감적 중간(Visually Middle)
왜 18% 반사율의 중간 회색으로 넣었을까? 다르게 질문해 보자면, 우리는 카메라의 노출을 조절할 때, 왜 18% Gray를 기준으로 삼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18% Gray, 정확하게는 가장 밝은 백색의 반사율 대비 약 18%의 반사율을 갖는 회색이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중간 밝기의 회색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아래 그림은 꽤 어두운 회색인 18% Gray가 인간의 눈으로 볼 때에 대략 50% 정도의 중간 밝기의 회색으로 보이고, 50% Gray가 인간의 눈에는 약 76%, 그리고 90% Gray는 약 96%의 밝기로 보인다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밝기에 대해 인간의 눈은 비선형적으로, 정확하게는 로그 함수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18% Gray가 대략 중간 밝기의 회색으로 우리 눈에 보인다는 것은 이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중간 밝기를 찾을까? 우리는 뭔가를 조절할 경우, 기준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8bit 시스템은 흔히 0을 기준으로 -128부터 +128까지의 조절 범위를 주거나 128을 중심점으로 놓고 0부터 255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설정한다. 어떤 식이 되었건 항상 중심점이 있어야 하고, 보통의 경우에 그 중심점은 당연히 최저치와 최대치의 중간이 된다. 이렇게 해야 최대한의 조절폭을 가져갈 수 있고, 조절할 때, 이해나 활용도 쉽기 때문이다.
18% Gray가 중간 밝기라는 근거는?
이렇게 빛의 상대적인 밝기에 대해 인간의 눈이 로그 함수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20세기 초에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는데, 이미 그 전부터 여러 색 체계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반영되어 왔다. 과학적인 실험을 바탕으로 국제 표준을 만든 것은 국제조명위원회(CIE)다.
아래의 그림처럼 여러 표준 관찰자(Standard Observer)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인간의 시감 특성이 로그 함수적이며, 이를 Lightness(L*)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1970년대에 CIE L*u*v*와 L*a*b*와 같은 색 체계가 발표되었다. 참고로, 1931년 버전인 CIE xy의 경우, 밝기에 대한 정보가 없는 2차원 색 체계였기 때문에, 이런 Lightness에 대한 개념이 아예 들어가 있지 않다.
아래 그림에서 가장 두꺼운 실선이 바로 CIE Lightness인데, 18%의 반사율이 인간의 눈에는 약 49.5%로 보이고, 50%의 반사율은 약 76.1%로 보이는 등 비선형적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엄격히 말하자면, 18% Gray가 정확하게 50%는 아니다. 약 18.4%가 50%의 밝기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감적 특성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실험한 결과를 통계 낸 것이고,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볼 때에는 어느 정도 편차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18% 혹은 약 20%의 반사율이 우리 눈에는 대략 중간 정도의 밝기로 보인다고 하는 것이 결코 과장이나 무리한 반올림은 아니다.
카메라 감마 vs 디스플레이 감마
이렇게 비선형적인(로그 함수적인) 인간의 시감 특성을 반영하여 효율을 높인 것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소위 ‘카메라 감마(Camera Gamma)’ 혹은 ‘인코딩 감마(Encoding Gamma)’라는 것이다. 인간의 눈은 밝은 색들간의 차이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하고, 반대로 어두운 색들간의 차이에는 상대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특성을 활용하여 카메라에 입사된 빛도 인간의 시감 특성, 즉 CIE Lightness(L*)와 유사하게 변형시키면, 동일한 대역폭으로 더 좋은 화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카메라 감마다. 카메라에 빛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하는 작업이 바로 선형적인 빛의 밝기를 비선형적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감마라는 용어가 계산하는 방법도 다양하고 혼란스러운 점이 있기 때문에, 2000년대 들어와서는 OETF(카메라 감마)와 EOTF(디스플레이 감마)라는 용어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OETF는 Opto-Electrical Transfer Function의 약자로, 광학적인 신호를 전기적인 신호로 변환시켜 주는 함수라는 뜻이고, EOTF는 Electro-Optical Transfer Function의 약자로, 전기 신호를 광학적인 신호, 즉 빛으로 변환시켜 주는 함수를 뜻한다.
국제방송연맹(ITU)의 SDTV, HDTV, UHDTV 표준은 모두 OETF(카메라 감마)를 규정하고 있는데, 아래의 그림처럼 0.45(=1/2.222)의 자승 값을 갖도록 하였다. 대략적으로 2.2의 역수를 자승 값으로 갖는 것이다. 이것이 CRT(Cathode Ray Tube, 음극선관=브라운관)의 감마가 2.2이기 때문이라는 오해를 불러오긴 하였으나 그것은 부정확한 결론적 추산이다.
CRT는 대략 2.4의 자승 값에 해당하는 감마 특성을 가졌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가정에서의 TV 시청 환경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살짝 덜 밝은 화면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HDTV 등의 OETF는 CIE Lightness(L*)보다 살짝 어둡게 한 것이다.
앞서 EOTF는 기존에 사용하던 용어로는 디스플레이 감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Display)란 CRT(Cathode Ray Tube, 음극선관), LCD(Liquid Crystal Display, 액정 표시 장치), PDP(Plasma Display Panel, 플라즈마 표시 패널),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 발광 다이오드) 등과 같이 데이터나 이미지, 영상 등을 표시할 수 있는 장치를 뜻한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된 CRT는 2000년대 초반까지 약 70년간 주류 디스플레이로 활용되었다.
이 CRT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선형적인 입력 신호에 대해(카메라 감마와는 대략 역이 되는 형태의) 비선형적 출력 특성을 가졌다. 쉽게 말해, 일정한 레벨로 전압을 올려 주었는데, 화면으로 출력되는 빛, 즉 가시광선은 비선형적으로 밝기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런 CRT의 비선형적 특성은 국제방송연맹(ITU)의 표준 BT.1886에 잘 설명되어 있는데, 이후에 개발된 LCD나 PDP, OLED 등의 디스플레이 패널들은 CRT와는 다른 특성을 가졌지만, 이미 CRT를 기준으로 모든 방송 및 컬러 관련 표준들이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들 새로운 FPD(Flat Panel Display)들도 모두 CRT와 같은 감마 특성을 가지도록 설계되었다. 디스플레이의 종류나 고유의 특성과 관계없이 실제 상용화된 FPD들은 모두 CRT와 동일한 EOTF를 지원한다. 물론, 제조사나 제품에 따라 품질 차이는 있다.
방송 표준은 어떻게 다른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SDTV, HDTV, UHDTV 등의 방송 표준인 ITU-R BT.601, BT.709, BT.2020에서는 OETF(카메라 감마 혹은 인코딩 감마)에 대해서 정의하고 있다. 아래의 그림처럼 CIE Lightness(L*) 보다 아래쪽의 점선이 바로 BT.709 OETF다. 18% Gray는 약 40%의 밝기, 26% Gray가 약 50% 밝기, 50% Gray가 약 70% 밝기로 변환된다. ITU의 방송 표준들은 EOTF(디스플레이 감마)에 대해서는 따로 정의하지 않았는데, 2011년에 ITU-R BT.1886 문서에 의해 공식화되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CRT는 원래 그 자체적으로 약 2.4의 자승 값을 갖는 비선형적 감마(EOTF) 특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이 카메라 감마(OETF)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넣는 이유는 아니다. 카메라 감마는 설명한 바와 같이 인간의 시감적 특성을 활용하여 영상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CRT 고유의 감마 특성으로 인해 별도의 디코딩 없이 영상 원래의 톤(Tone)이 비슷하게 재현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이와 같은 OETF와 EOTF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디스플레이 감마 특성을 규정한 BT.1886 EOTF를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2.4의 자승 값을 갖는 비선형적 특성을 보인다. 카메라에서와 반대로 50% 입력 값을 주면, 실제 휘도는 백색 대비 약 19%의 밝기를 표시한다.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입력이 100%일 때, 휘도가 100nits인 백색이라고 할 때, 입력이 50%라면 휘도는 약 19nits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약 75%의 레벨을 입력해 주어야 50nits의 휘도가 나오게 된다.
컴퓨터 표준도 방송과 동일할까?
컴퓨터는 아직까지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RGB 8bit 컬러 시스템을 사용한다. 컬러와 관련해서는 HDTV 국제 표준인 BT.709를 많이 차용하고 있는데, RGB의 색 좌표, 즉 Color Gamut과 White Point는 BT.709와 동일하지만, OETF는 HDTV 방송 표준인 BT.709와 살짝 다르다. sRGB의 자승 값이 1/2.4(0.42)로 BT.709의 1/2.2(0.45)와 차이가 나고, Gain과 Offset도 각각 1.055와 0.055로, BT.709의 1.099와 0.099와 조금 다르다.
이는 근본적으로 컴퓨터 Monitor를 상정한 sRGB가 밝은 조명 환경(Bright Condition)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데 비해, 가정용 TV를 상정한 BT.709의 경우, 조금 어두운 환경(Dim Condition)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시청 환경의 차이에 따라 2.4 감마를 가진 디스플레이에서 재현되는 톤의 특성을 달리해 줌으로써 최종적으로는 비슷한 느낌의 영상이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HDTV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더 풍부한 색감을 보여주기 위해 UHDTV 표준인 BT.2020에서는 훨씬 넓은 색역(Color Gamut)을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컴퓨터의 경우에도 사진이나 컴퓨터 그래픽의 색역을 확장하고자 한 것이 AdobeRGB다. 이는 민간회사가 만든 규격으로 국제 표준은 아니지만, 사진과 그래픽 관련 분야에서 실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 실질적인 표준의 역할을 하고 있다.
AdobeRGB의 색역은 훨씬 넓어졌지만, OETF 및 White Point(=D65)는 sRGB와 동일하다. 단지 White의 휘도를 160nits, Black의 휘도를 약 0.5557nits로 규정하여 실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밝은 조명 하에서 사용하는 LCD Monitor의 실제 Dynamic Range 특성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규격이라 하겠다.
참고로 아래 그래프는 한 최신 LCD Monitor의 색역을 측정한 결과를 AdobeRGB 및 sRGB 표준과 비교한 것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작은 회색 삼각형이 sRGB의 색역, 큰 회색 삼각형이 AdobeRGB의 색역을 나타낸다. 측정한 Monitor의 AdobeRGB Mode는 실제로 표준에 거의 잘 부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alibrite社의 ColorChecker 3-Step Grayscale Card
중간 값을 찾아라!
카메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들을 나열하라고 한다면, 구도(Composition), 초점(Focus), 노출(Exposure), 화이트밸런스/색온도(White Balance or Color Temperature), 톤(Tone Reproduction or Gamma), 색 재현성(Color Reproduction) 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적절한 노출과 화이트밸런스를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 Gray Card다. Gray Card는 촬영 전에 카메라를 설정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촬영한 이후에 사진이나 영상을 보정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시중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Gray Card가 판매되고 있는데, 필자는 보통 단색보다는 3단계 이상의 반사율을 가진 제품을 추천한다. 그리고 그 중 한 단계는 백색 대비 대략 20% 정도의 반사율을 갖는 것이 좋다. 흔히 말하는 ‘18% Gray’ 대신에 외우기 좋게 단순화하여 20%라고 말한 것이다. 위 그림의 3단계 Grayscale Card가 좋은 예다. 위쪽에는 백색, 아래쪽에는 흑색, 그리고 중간에는 당연히 중간 밝기의 회색을 넣어야 하는데(반사율 혹은 밝기 레벨 상으로), 중간 값이 50% Gray가 아닌 18% Gray가 들어갔다.
시감적 중간(Visually Middle)
왜 18% 반사율의 중간 회색으로 넣었을까? 다르게 질문해 보자면, 우리는 카메라의 노출을 조절할 때, 왜 18% Gray를 기준으로 삼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18% Gray, 정확하게는 가장 밝은 백색의 반사율 대비 약 18%의 반사율을 갖는 회색이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중간 밝기의 회색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아래 그림은 꽤 어두운 회색인 18% Gray가 인간의 눈으로 볼 때에 대략 50% 정도의 중간 밝기의 회색으로 보이고, 50% Gray가 인간의 눈에는 약 76%, 그리고 90% Gray는 약 96%의 밝기로 보인다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밝기에 대해 인간의 눈은 비선형적으로, 정확하게는 로그 함수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18% Gray가 대략 중간 밝기의 회색으로 우리 눈에 보인다는 것은 이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중간 밝기를 찾을까? 우리는 뭔가를 조절할 경우, 기준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8bit 시스템은 흔히 0을 기준으로 -128부터 +128까지의 조절 범위를 주거나 128을 중심점으로 놓고 0부터 255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설정한다. 어떤 식이 되었건 항상 중심점이 있어야 하고, 보통의 경우에 그 중심점은 당연히 최저치와 최대치의 중간이 된다. 이렇게 해야 최대한의 조절폭을 가져갈 수 있고, 조절할 때, 이해나 활용도 쉽기 때문이다.
18% Gray가 중간 밝기라는 근거는?
이렇게 빛의 상대적인 밝기에 대해 인간의 눈이 로그 함수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20세기 초에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는데, 이미 그 전부터 여러 색 체계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반영되어 왔다. 과학적인 실험을 바탕으로 국제 표준을 만든 것은 국제조명위원회(CIE)다.
아래의 그림처럼 여러 표준 관찰자(Standard Observer)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인간의 시감 특성이 로그 함수적이며, 이를 Lightness(L*)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1970년대에 CIE L*u*v*와 L*a*b*와 같은 색 체계가 발표되었다. 참고로, 1931년 버전인 CIE xy의 경우, 밝기에 대한 정보가 없는 2차원 색 체계였기 때문에, 이런 Lightness에 대한 개념이 아예 들어가 있지 않다.
아래 그림에서 가장 두꺼운 실선이 바로 CIE Lightness인데, 18%의 반사율이 인간의 눈에는 약 49.5%로 보이고, 50%의 반사율은 약 76.1%로 보이는 등 비선형적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엄격히 말하자면, 18% Gray가 정확하게 50%는 아니다. 약 18.4%가 50%의 밝기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감적 특성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실험한 결과를 통계 낸 것이고,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볼 때에는 어느 정도 편차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18% 혹은 약 20%의 반사율이 우리 눈에는 대략 중간 정도의 밝기로 보인다고 하는 것이 결코 과장이나 무리한 반올림은 아니다.
카메라 감마 vs 디스플레이 감마
이렇게 비선형적인(로그 함수적인) 인간의 시감 특성을 반영하여 효율을 높인 것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소위 ‘카메라 감마(Camera Gamma)’ 혹은 ‘인코딩 감마(Encoding Gamma)’라는 것이다. 인간의 눈은 밝은 색들간의 차이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하고, 반대로 어두운 색들간의 차이에는 상대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특성을 활용하여 카메라에 입사된 빛도 인간의 시감 특성, 즉 CIE Lightness(L*)와 유사하게 변형시키면, 동일한 대역폭으로 더 좋은 화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카메라 감마다. 카메라에 빛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하는 작업이 바로 선형적인 빛의 밝기를 비선형적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감마라는 용어가 계산하는 방법도 다양하고 혼란스러운 점이 있기 때문에, 2000년대 들어와서는 OETF(카메라 감마)와 EOTF(디스플레이 감마)라는 용어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OETF는 Opto-Electrical Transfer Function의 약자로, 광학적인 신호를 전기적인 신호로 변환시켜 주는 함수라는 뜻이고, EOTF는 Electro-Optical Transfer Function의 약자로, 전기 신호를 광학적인 신호, 즉 빛으로 변환시켜 주는 함수를 뜻한다.
국제방송연맹(ITU)의 SDTV, HDTV, UHDTV 표준은 모두 OETF(카메라 감마)를 규정하고 있는데, 아래의 그림처럼 0.45(=1/2.222)의 자승 값을 갖도록 하였다. 대략적으로 2.2의 역수를 자승 값으로 갖는 것이다. 이것이 CRT(Cathode Ray Tube, 음극선관=브라운관)의 감마가 2.2이기 때문이라는 오해를 불러오긴 하였으나 그것은 부정확한 결론적 추산이다.
CRT는 대략 2.4의 자승 값에 해당하는 감마 특성을 가졌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가정에서의 TV 시청 환경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살짝 덜 밝은 화면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HDTV 등의 OETF는 CIE Lightness(L*)보다 살짝 어둡게 한 것이다.
앞서 EOTF는 기존에 사용하던 용어로는 디스플레이 감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Display)란 CRT(Cathode Ray Tube, 음극선관), LCD(Liquid Crystal Display, 액정 표시 장치), PDP(Plasma Display Panel, 플라즈마 표시 패널),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 발광 다이오드) 등과 같이 데이터나 이미지, 영상 등을 표시할 수 있는 장치를 뜻한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된 CRT는 2000년대 초반까지 약 70년간 주류 디스플레이로 활용되었다.
이 CRT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선형적인 입력 신호에 대해(카메라 감마와는 대략 역이 되는 형태의) 비선형적 출력 특성을 가졌다. 쉽게 말해, 일정한 레벨로 전압을 올려 주었는데, 화면으로 출력되는 빛, 즉 가시광선은 비선형적으로 밝기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런 CRT의 비선형적 특성은 국제방송연맹(ITU)의 표준 BT.1886에 잘 설명되어 있는데, 이후에 개발된 LCD나 PDP, OLED 등의 디스플레이 패널들은 CRT와는 다른 특성을 가졌지만, 이미 CRT를 기준으로 모든 방송 및 컬러 관련 표준들이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들 새로운 FPD(Flat Panel Display)들도 모두 CRT와 같은 감마 특성을 가지도록 설계되었다. 디스플레이의 종류나 고유의 특성과 관계없이 실제 상용화된 FPD들은 모두 CRT와 동일한 EOTF를 지원한다. 물론, 제조사나 제품에 따라 품질 차이는 있다.
방송 표준은 어떻게 다른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SDTV, HDTV, UHDTV 등의 방송 표준인 ITU-R BT.601, BT.709, BT.2020에서는 OETF(카메라 감마 혹은 인코딩 감마)에 대해서 정의하고 있다. 아래의 그림처럼 CIE Lightness(L*) 보다 아래쪽의 점선이 바로 BT.709 OETF다. 18% Gray는 약 40%의 밝기, 26% Gray가 약 50% 밝기, 50% Gray가 약 70% 밝기로 변환된다. ITU의 방송 표준들은 EOTF(디스플레이 감마)에 대해서는 따로 정의하지 않았는데, 2011년에 ITU-R BT.1886 문서에 의해 공식화되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CRT는 원래 그 자체적으로 약 2.4의 자승 값을 갖는 비선형적 감마(EOTF) 특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이 카메라 감마(OETF)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넣는 이유는 아니다. 카메라 감마는 설명한 바와 같이 인간의 시감적 특성을 활용하여 영상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CRT 고유의 감마 특성으로 인해 별도의 디코딩 없이 영상 원래의 톤(Tone)이 비슷하게 재현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이와 같은 OETF와 EOTF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디스플레이 감마 특성을 규정한 BT.1886 EOTF를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2.4의 자승 값을 갖는 비선형적 특성을 보인다. 카메라에서와 반대로 50% 입력 값을 주면, 실제 휘도는 백색 대비 약 19%의 밝기를 표시한다.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입력이 100%일 때, 휘도가 100nits인 백색이라고 할 때, 입력이 50%라면 휘도는 약 19nits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약 75%의 레벨을 입력해 주어야 50nits의 휘도가 나오게 된다.
컴퓨터 표준도 방송과 동일할까?
컴퓨터는 아직까지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RGB 8bit 컬러 시스템을 사용한다. 컬러와 관련해서는 HDTV 국제 표준인 BT.709를 많이 차용하고 있는데, RGB의 색 좌표, 즉 Color Gamut과 White Point는 BT.709와 동일하지만, OETF는 HDTV 방송 표준인 BT.709와 살짝 다르다. sRGB의 자승 값이 1/2.4(0.42)로 BT.709의 1/2.2(0.45)와 차이가 나고, Gain과 Offset도 각각 1.055와 0.055로, BT.709의 1.099와 0.099와 조금 다르다.
이는 근본적으로 컴퓨터 Monitor를 상정한 sRGB가 밝은 조명 환경(Bright Condition)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데 비해, 가정용 TV를 상정한 BT.709의 경우, 조금 어두운 환경(Dim Condition)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시청 환경의 차이에 따라 2.4 감마를 가진 디스플레이에서 재현되는 톤의 특성을 달리해 줌으로써 최종적으로는 비슷한 느낌의 영상이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HDTV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더 풍부한 색감을 보여주기 위해 UHDTV 표준인 BT.2020에서는 훨씬 넓은 색역(Color Gamut)을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컴퓨터의 경우에도 사진이나 컴퓨터 그래픽의 색역을 확장하고자 한 것이 AdobeRGB다. 이는 민간회사가 만든 규격으로 국제 표준은 아니지만, 사진과 그래픽 관련 분야에서 실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 실질적인 표준의 역할을 하고 있다.
AdobeRGB의 색역은 훨씬 넓어졌지만, OETF 및 White Point(=D65)는 sRGB와 동일하다. 단지 White의 휘도를 160nits, Black의 휘도를 약 0.5557nits로 규정하여 실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밝은 조명 하에서 사용하는 LCD Monitor의 실제 Dynamic Range 특성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규격이라 하겠다.
참고로 아래 그래프는 한 최신 LCD Monitor의 색역을 측정한 결과를 AdobeRGB 및 sRGB 표준과 비교한 것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작은 회색 삼각형이 sRGB의 색역, 큰 회색 삼각형이 AdobeRGB의 색역을 나타낸다. 측정한 Monitor의 AdobeRGB Mode는 실제로 표준에 거의 잘 부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